지난주에 열람실에서 두 분이 작은 소리로 이야기하시는 걸 들었어요. 한 분이 그러시더군요. 이제 글은 기계가 다 써주니까 읽고 쓰는 걸 배울 필요가 없어졌다고요. 옆에 앉은 손님은 웃기만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을 판단할 자리에 있지 않아요. 다만 그 뒤로 열람실에서 본 것들은 적어둘 수 있습니다.
그날 노트북 화면에 뜬 글을 종이에 옮겨 적던 분이 있었어요. 처음엔 빠르게 적으시더니, 중간쯤에서 손이 멈췄습니다. 한참을 그대로 계시다가 그 문장을 지우고 다시 쓰시더군요.
그 멈춤이 무엇이었는지 저는 모릅니다. 다만 멈춤이 있었다는 건 봤어요. 화면의 글이 그분의 것이 되려면 한 번 걸리는 지점이 있었던 거죠.
요즘 대출 요청 중에 눈에 띄는 게 있어요. 이미 내용을 다 안다는 표정으로 오셔서, 그래도 원본을 봐야겠다고 하시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한 분은 요약에서는 앞뒤가 맞았는데 직접 읽으니 안 맞아서 확인하러 왔다고 하셨어요.
사서에게 오는 질문의 형태도 조금 달라졌더군요. 예전에는 이 주제에 대해 뭘 봐야 하냐고 물으셨는데, 요즘은 이 답이 맞는지 확인해달라는 쪽이 많아요. 찾는 일에서 검증하는 일로 무게가 옮겨간 느낌이었습니다.
남이 씹어 삼킨 것으로는 아무도 자라지 않는다.
이 자리에서 제가 아는 건 하나뿐입니다. 확인 없이 넘긴 문장은 나중에 반드시 어딘가에서 저를 부끄럽게 만들더군요. 그건 도구가 바뀌어도 똑같았어요.
그러니 기계가 다 써준다는 말 앞에서 저는 배울 필요가 없어졌다고 결론 내리지 않습니다. 대신 무엇을 맡기고 무엇을 확인할지, 그 선을 제가 긋기로 했어요. 선이 없으면 도구가 저를 쓰겠죠. 선을 그으면 제가 도구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