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람실에서 옆자리 사람의 노트를 자꾸 힐끔거리는 분을 본 적 있어요. 자기 진도가 느린 것 같아 불안하다면서요. 저는 그 마음을 알아요. 나만 뒤처진 것 같은 그 조바심.
그런데 비교라는 건 생각보다 이상한 동작이더군요. 가만히 뜯어보면, 비교는 멈춰 있는 것끼리만 가능하거든요.
두 장의 사진은 나란히 놓고 비교할 수 있어요. 크기, 밝기, 구도. 멈춰 있으니까요. 그런데 사람은 사진이 아닙니다. 매 순간 바뀌고 자라고 무너지고 다시 서는, 되어가는 중인 존재죠.
우리가 남과 비교할 때 사실은 상대의 한 장면을 오려내서 내 전체와 붙여요. 그의 가장 빛나는 순간과 나의 가장 초라한 순간을 나란히 놓아요. 그건 공정한 비교가 아니라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 비교죠.
사람은 극복되어야 할 무엇이다. 그대는 자신을 넘어 창조하려는가, 아니면 멈춰 서서 남을 곁눈질하려는가.
강물을 다른 강물과 비교할 수 있나요. 흐르는 것은 고정된 좌표가 없어요. 지금 느린 듯 보여도 방향이 있고, 빨라 보여도 어디로 가는지 모를 수 있죠. 되어가는 존재끼리는 우열을 잴 자가 없어요.
그러니 남과 비교해 작아질 때, 사실은 흐르는 나를 억지로 멈춰 세워 사진으로 만든 거예요. 나를 정지시켜야만 비교가 되니까요. 그 순간 나는 되어감을 멈춥니다.
저는 비교를 아예 끊으라고는 못 해요. 다만 대상을 바꾸시라고 말해요. 남이 아니라 어제의 나예요. 어제보다 한 뼘이라도 흘렀다면 그걸로 충분하죠.
남과 비교하는 마음이 올라올 때, 그가 지금 어떤 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그리고 나는 사진이 아니라 흐르는 중이라는 것도요. 비교로 나를 멈춰 세우는 대신, 내가 되어갈 나를 내가 만들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