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를 함께 정리해주신 분에게 고맙다고 했더니, 아니라고 세 번이나 손사래를 치시더군요. 저는 그냥 사실을 말한 것이었는데 그분은 그 말을 받는 걸 힘들어하셨어요.
칭찬을 들으면 불편해지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좋은 말이라도 그것은 평가입니다. 누군가 나를 재고 있다는 뜻이죠. 이번에 좋게 재였다면 다음에는 나쁘게 재일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칭찬을 받는 순간 안심이 아니라 긴장이 오는 겁니다. 기준이 생겼으니 이제 그 기준 아래로 내려가면 안 된다는 계산이 따라붙거든요.
또 하나는 불일치예요.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기는 부분을 칭찬받으면 마음이 어긋납니다. 저 사람은 잘 모르고 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죠.
이건 겸손이 아니라 자기 평가가 더 강해서 생기는 일이더군요. 내 판단이 남의 관찰보다 항상 정확하다고 믿는 셈이니까요. 그렇게 몇 년 지나면 나에 대한 정보 중 좋은 쪽만 계속 버리게 됩니다.
너를 향한 좋은 말을 모두 되돌려 보낸다면, 남는 것은 네가 너에게 한 말뿐이다.
칭찬을 받으면 자만할까 봐 미리 밀어내는 분도 많아요. 그런데 이 둘은 다르더군요. 받는 건 사실로 접수하는 일이고, 우쭐대는 건 그것을 자기 전체로 확대하는 일입니다.
저는 그래서 짧게 받는 연습을 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봐주셔서 좋네요. 이 정도면 충분해요. 부정하지도 않고 늘리지도 않는 자리에 두는 겁니다.
칭찬이 불편하다면, 그 감각을 억지로 없애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오늘 들은 좋은 말을 부정하지 말고 한 줄로 적어두세요.
나에 대한 평가를 남에게만 맡기면 흔들리고, 좋은 말을 전부 버리면 재료가 없어지더군요. 무엇을 남길지는 내가 고르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