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오래 다닌 분이 어느 날 그러더군요. "남들 다 하는 대로 했는데, 문득 이게 내 삶이 맞나 싶어요." 정해진 순서를 잘 밟아왔는데 왜 내 것 같지 않을까. 그 질문 앞에서 저도 한참을 같이 앉아 있었습니다.
이 답답함에는 오래된 지도가 하나 있어요. 정신이 세 번 변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낙타에서 사자로, 사자에서 아이로.
처음엔 누구나 낙타죠. "너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짐을 등에 지고 묵묵히 걸어요. 착실히 순서를 밟고, 기대에 부응하고, 참아냅니다. 나쁜 게 아니에요. 이 단계에서 힘이 길러지거든요.
문제는 낙타로만 평생을 살 때예요. 짊어진 것들이 내 것인지 물어본 적 없이 계속 걷기만 하면, 어느 날 "이게 내 삶이 맞나" 하는 순간이 와요. 그 순간이 사실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라는 신호더군요.
낙타가 사막 한가운데서 사자가 됩니다. 사자는 새로운 걸 아직 못 만들어요. 대신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죠.
그대는 "나는 해야 한다"에 맞서 "나는 원한다"라고 말하려는가. 새로운 창조를 위한 자유를 얻으려면, 먼저 그대를 지배하던 것에 아니라고 말하라.
남들 사는 대로 살고 있다는 느낌은, 내 안의 사자가 깨어나는 소리예요. 지금까지 당연하게 짊어진 것에 처음으로 "이건 내가 원한 게 아니다"라고 말하는 힘. 아직 대안이 없어도 괜찮아요. 아니라고 말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은 아이가 됩니다. 아이는 아무것도 짊어지지 않고, 아무것도 부정하지 않아요. 그냥 자기 놀이를 새로 만들어요. 세상을 처음 보는 눈으로, 자기만의 규칙으로.
남의 길 위에 서 있다고 느낀다면, 지금 낙타에서 사자로 넘어가는 중일 거예요. 다 갈아엎지 않아도 돼요. 주어진 길 위에서도 방향은 틀 수 있으니까요. 남이 정해준 대로 사는 느낌에서 벗어나는 길은 하나예요. 내 놀이를 내가 만들기 시작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