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책을 두고 정반대 평을 하는 두 사람을 본 적이 있어요. 둘 다 진지했고, 둘 다 일리가 있었죠. 저는 그때 누가 맞는지가 아니라, 왜 둘 다 맞아 보이는지가 더 궁금했습니다.
뭐가 맞는지 모르겠어서 판단이 안 서는 밤이 있어요. 그럴 때 우리는 자신이 줏대가 없다고 자책하더군요. 그런데 그게 꼭 약점은 아닙니다.
한 철학자가 이런 말을 했어요. 모든 봄에는 반드시 서 있는 자리가 있다고요. 위에서 보면 지붕이 보이고 아래서 보면 기둥이 보이듯, 어느 자리에서 보느냐가 무엇을 보느냐를 정한다는 거죠.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완전히 객관적인 시선은 없다는 말이었어요.
그러니 하나의 절대 정답이 딱 잡히지 않는 건, 당신의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에요. 애초에 사안이 여러 각도를 가졌기 때문일 때가 많더군요. 흔들린다는 건 그 여러 각도가 다 보인다는 뜻이기도 하죠.
오직 하나의 눈으로만 보려는 자는, 가장 적게 보는 자다.
이 말을 오래 곱씹었어요. 한 가지 답에 서둘러 매달리는 사람은 편하지만 좁아지고, 여러 각도 사이에서 흔들리는 사람은 불편하지만 넓어진다는 거죠. 지금의 흔들림은 어쩌면 시야가 넓어지는 중의 어지러움일지도 모릅니다.
뭐가 맞는지 빨리 정하고 싶은 마음은 편안함을 주죠. 그런데 그 편안함 때문에 서둘러 하나에 매달리면, 나중에 그게 틀렸을 때 돌이키기가 더 어렵더군요. 오히려 아직 모르겠다는 자리에 잠시 머무는 사람이, 결국 더 단단한 판단에 이르는 걸 자주 봤습니다. 흔들림은 판단을 미루는 게 아니라, 더 나은 판단을 위해 뜸을 들이는 일이기도 하죠.
저는 뭐가 맞는지 모를 때, 하나로 결론 내려 애쓰기보다 각도를 하나 더 늘려봐요. 이 자리에선 이게 보이고, 저 자리에선 저게 보이는구나. 그러다 보면 정답은 아니어도, 내가 어디에 설지는 정해지더군요.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면, 서둘러 하나를 고르지 않아도 됩니다. 흔들림을 약점으로 여기는 대신, 각도를 하나씩 더 재보세요. 남이 정해준 정답에 올라타는 대신, 여러 각도를 놓고 내가 설 자리를 내가 정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