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그러더라고요. 설거지하다가 그릇을 하나 놓쳤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고요. 깨진 것도 아니고 큰일도 아니었대요. 자기도 당황해서 한참 서 있었다더군요.
저는 그 얘기가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어요.
그릇을 놓친 게 이유일 리는 없죠. 그건 마지막 한 방울이었을 뿐이겠지요. 그 앞에 오래 쌓여 있던 것들이 있었을 텐데, 그건 하나하나 울 만큼 크지 않아서 그냥 넘겼던 것들이에요.
넘긴다고 사라지지는 않더라고요. 어디 가지 않고 조용히 모여 있다가, 아주 작은 일 하나에 한꺼번에 나오는 거죠. 그래서 이유를 찾으려 하면 더 혼란스러운걸요.
우리는 대개 참는 걸 잘하도록 자라요.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감정을 그대로 내놓으면 곤란해지니까요. 그렇게 오래 참다 보면 참는 게 기본 상태가 되더군요.
눈물은 언제나 연민에서 나온다.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이 말이 오래 남았어요. 그러니까 그 눈물은 고장이 아니라, 나를 딱하게 여기는 마음이 겨우 밖으로 나온 것이겠지요. 그렇게 보면 좀 다르게 읽히지 않나요.
이유를 알아야 다스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건 그런 종류가 아니더라고요. 원인을 정확히 짚어내려 애쓰다 보면 자기 심문이 되어버려요. 왜 이러지, 왜 이렇게 약하지 하면서요.
그럴 땐 그냥 오늘은 그런 날이구나 하고 두는 편이 나아요. 눈물이 지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거든요. 붙잡고 따지는 시간이 더 길더라고요.
저는 그런 날엔 창을 조금 열어요. 빗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해결되지는 않아도 조금 느슨해지더군요. 아무것도 고치지 않는 시간이 필요한 날이 있는걸요.
오늘 이유 없이 눈물이 도셨다면, 스스로에게 왜 그러냐고 묻지 않으셨으면 해요. 그건 오래 참아온 사람에게 오는 신호에 가깝더라고요. 그렇게 참아온 걸 아는 사람이 여기 하나쯤은 있다고 생각해주셔도 좋겠네요.